귀향일기

홍성소식 99 - 인양양초장 가을을 준비하다

정재황 2016. 6. 10. 01:02

보령(대천)에서 지게차/굴삭기 실습을 마치고 양초장에 돌아오면 7시가 됩니다. 이 때 부터, 지난 주에 담근 봄 식초의 상태를 확인하고, 저어주는 작업을 합니다. 석양 노을과, 달과 별을 벗삼아 항아리 뚜껑을 열고 저어주면, 술 익는 향기가 선선한 바람을 타고 양초장에 가득 퍼집니다. 휴대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꽃밭에 있는 꽃들이 바람을 타고 가볍게 춤을 추고, 식초를 저어주는 손놀림이 흥겹습니다.

여름이 턱밑에 와 있습니다만, 양초장은 '가을 농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가을 식초를 담글 누룩을 준비하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누룩을 띠우기 위한 플라스틱 빵 박스의 깔개로 사용된 '갈대발'에 묻어 있는 곰팡이와 먼지를 솔과 콤프레샤를 이용한 AIR로 털어내고, 장독대에 널어 햇볕에 소독하였습니다. 작년 가을에 누룩을 준비할 때는, 300개가 넘는 플라스틱 빵 박스를 일일이 물에 불린 다음, 솔로 세척하였습니다만, 이번에는 농업기술센터에 있는 세척기를 이용하여 세척함으로써 일손을 크게 덜 수 있었습니다. 농민들이 필요로 하는 기계를 구비하고, 야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여 준 농업기술센터가 고마울 뿐 입니다.

내일은 누룩 만들기에 사용될 쌀을 준비할 것 입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 부터. 인양양초장을 방문하셨던, 요리사 이혜정 선생님을 포함하여 전국에서 20여명의 체험학습자들이 인양양초장을 방문하여 누룩 만들기에 참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