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107 - 거미

정재황 2016. 9. 7. 00:40

절지동물인 거미는 종류가 아주 많아 전 세계에 2만 종이 넘고, 우리나라에도 600여 종이 있다고 합니다. 영화처럼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거미는 2~3 종류밖에 없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거미에게 물려 죽는 일은 없다고 합니다.

집 주인이 청소를 게을리하면 구석구석에 거미줄이 생기고, 거미줄에 포박되어 거미밥이 되고 있는 해충을 보면 몹시 불결하게 보입니다. 또한 이동 중에 얼굴이나 옷에 거미줄이 묻기도 합니다. 이에, 거미줄을 보는 즉시 제거하곤 했으나 하루, 이틀만 지나면 그 자리에 거미줄이 다시 생기고, 오히려 더생기기도 합니다. 거미줄이 있는 곳은 해충을 잡을 수 있는 길목이기에 거미도 포기할 수 없나 봅니다.

산 중턱, 밭으로 둘러싸인 농가주택인 집에는 거미줄이 많습니다. 10여종의 거미가 기둥과 전선, 나무와 나무사이 등등에 거미줄을 치고 먹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거미줄로 만들어진 집에 2~3 마리의 거미가 공생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자발적인 먹이 사냥이 아닌, 기다림의 수동적인 먹이 사냥을통해 번식하고 종족을 유지하는 거미의 삶의 투쟁이 경이롭습니다.

거미의 삶을 존중하고픈 마음에, 이제는 거미줄을 제거하기 보다는, 거미줄을 피해서 다닙니다. 집 주변이 거미줄 천국이 될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거미줄을 제거하여야 되겠지요 !!!

감, 밤, 호박, 수세미가 익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