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 소식 10 ) - 토요일 아침 2015.10.31 작성 글
창문 밖은 아직 어둡다, 이불을 박차고 나오는 사람이 용감한 사람이다 ! 집 뒤편에 있는 화목보일러에 땔감을 넣고 불을 쬐는 사이, 앞집에 불이 켜진다. 아침 공기가 차다. 새벽달이 구름위로 지나간다. 주방에서 모닝커피 하는 사이 날이 밝았다.
영어를 모르던 초등학교 시절 "언덕 위의 하얀집"이라는 POP SONG을 불렀다. 1968년곡 이다. . "언덕 위의 하얀집, 불이 나면 빨간집, 타고 나면 까만집 ~" 도시민의 소박한 꿈 중의 하나가 마당이 있는 집이다. 우리집은 마당이 있는 언덕 위의 하얀집이다. 집 옆에는 조상님 산소가 있고, 집 뒤에는 오래된 소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준다. 소나무 그늘아래서는 표고버섯이 자란다. 꽃을 좋아하시는 울 엄니는 집 주변에 나무와 꽃을 많이 심으셨다. 집 주위가 사시사철 꽃 밭이다. 어제는 마당의 화분을 야외주방에 들여놓고, 추위를 막고자 비닐막을 내렸다. ( 야외주방 : 아파트 베란다 같은 역할을 하는 공간, 여름에는 이곳에서 식사하고, 겨울에는 화분 보관 공관으로 사용한다. 우리는 이를 야외주방이라고 부른다. )
책에서, 여자는 계집애 → 소녀 → 숙녀 → 여성 → 여인이 된다고 했다. 울 엄니는 여인의 향기 가득한 고운 꽃 이다 !!. 그 향기가 오래 지속되기를 기원한다.
나에게 있어, 계절의 변화는 "옷" 이었다. 출근 길 지하철, 버스에서 마주치는 이름 모를 여자들의 패션이 계절의 변화였다. 주변의 나무들이 가을 옷을 입고 있다. 단풍이다.
도심의 아침은 분주함이다. 그러나 농촌의 아침은 출근시간이 없기에 여유가 있어 좋다. 특히 오늘은 토요일 이다 ! 모닝커피 후 집밖으로 나가 자연과 인사를 나눈다. 이름 모를 새가 "일어나셨네요" 라고 지저귀고, 밤새 이슬맞아 촉촉한 아름다운 노란색 국화는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한다. 낯을 가리는 이웃집 강아지가 우리집에 마당에 와서 실례하고 "멍멍" 노래를 한다.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집 주변의 모든 사물과 정겨운 대화를 한다. 코스모스야 안녕 !. 감나무야, 오늘은 두 개만 딸게 ! 닭들아, 오늘은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 ! 인사를 나누는 사이, 서울가는 홍성발 7:10 기차가 소리를 내며 집앞을 지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