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115 - OO치며 살아온 삶

정재황 2016. 10. 30. 22:42

힘껏 때리거나 두드리는 것을 '치다' 라고 하며, 먹거나 팔기 위해서 기르는 것도 '치다' 입니다.

 

포장이 안된 좁은 골목길에서 '자치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등등의 놀이를 하며 부랄 친구가 된 초등학교 친구들, '맞장구'를 쳐야만 '왕따'를 면하게 해 준 사춘기 중학 친구들, 교련복 바지 입고, '기타' 치면서 강촌, 대성리 등으로 놀러 다녔던 고교 친구들, 담배연기 가득한 당구장에서 '당구' 치는 순간만은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학점 걱정을 잊곤 했던 대학 친구들, 야구 방망이 또는 각목으로 함께 '빠따' 치고 맞았던 군대 동기들.

 

문상대신 '포커' '고스톱'을 치는 사람들, 볼링장에서 '스트라이크'를 외치며 그녀와 손뼉을 마주치는 순간 사랑이 깊어감을 느꼈던 사람들, 연인과의 이별 후, 눈물대신 입술에 침 바르고, 감언이설로 열심히 사기치고 사고쳐서 새 연인과 가정을 이룬 사람들, 가정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닦고, 조이고, 기름친 아버지들, 응원하는 야구팀이 끝내기 홈런을 치는 순간 맥주한잔으로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 보내는 사람들, 시험치는 수험생들, 신뢰를 훔치고 뒤통수 치는 사람들, 배수의 진을 친 말 많은 정치가들, 운동도 아닌 운동인 골프치는 사람들. 은퇴자의 퇴직금을 노리고 사기치는 사람들, 원활한 혈액순환을 위해서 열심히 손뼉치는 사람들. 대박치기 위해 로또 사는 사람들.

 

삶은 OO 치며 살아온 궤적입니다.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있어도, 성공할 수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현미흑)"치는 농부는 한국 최고의 명품을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오늘도 ''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