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135 – 수선화

정재황 2017. 4. 21. 23:02

양초장 입구에 꽃밭이 있습니다. 일과 중의 하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꽃들과 대화하며, 꽃에게 물을 주는 것입니다. 꽃밭이 크다 보니, 꽃에 물을 주고,풀을 뽑는 것도 일입니다.

만개한 수십 송이 꽃잔디와 수선화가 서로 자태를 뽐내는 가운데, 수선화 하나만이 아직껏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수선화에게 물어봅니다. “너는 언제 꽃을 피울 거니 ?, 내가 너에게만 물을 덜 주었니 ? ” 수선화가 답합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대신 다른 수선화 보다 더 오랫동안 꽃의 아름다운 자태와 향기를 드리겠습니다”

꽃이 핀 다른 수선화들을 몹시 부러워 하거나 시기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수선화가 “자존심”의 교훈을 줍니다. 수선화의 꽃말은 “자만하지 말고 자신이 생각하는 길을 가라”는 뜻도 있다고 합니다.

이 밤이 지나고, 내일 아침에는 이쁜 수선화 꽃이 피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