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소식 153 – 가을 농사
살아오는 동안, 덥지 않은 여름은 없었습니다. 무더위와 잦은 비 속에서도 잘 자라준 텃밭의 수박과 참외를 더 이상 먹을 수 없기에, 또한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을 느끼기에 가을이 턱밑에 있음을 느낍니다.
8월 23일은 ‘처서(處暑)’ 였습니다. 처서(處暑)는 입추(立秋)와 백로(白露) 사이에 있는 절기로서, 24절기 가운데 열네번 째 절기입니다. ‘처서’라는 한자를 풀이하면 "더위를 처분한다"라는 뜻입니다.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만큼 여름이 가고 본격적으로 가을 기운이 자리 잡는 때가 되었습니다.
8월 한달, 무더위속에서 하루 건너 하루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기 완성된 제 1발효장의 장독대 사이에서 자란 풀을 깎았고, 제 2 발효장에 32개의장독대를 건설하기 위한 터에 자란 풀을 일일이 손으로 뽑아 제초하였습니다. 장독대 터 하나당 한 시간 이상 소요되는 힘든 풀 뽑기 작업도 이제 3개만더하면 됩니다. 병행하여, 가을 식초를 담글 ‘항아리’ 세척도 완료하였고, 위생과 작업의 편리성을 도모하고자 항아리 받침대를 ‘나무’에서 ‘빠레트’로 교체하였습니다. 사람의 손이 닿고, ‘돈’이 들어가면 모든 것이 개선됩니다. !
지난 주말 부터 초치는 농부의 가을 농사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음 주 중으로 ‘누룩’의 법제를 완료하여, 3년 후인 2020년 가을 이후에 판매 할 식초를 담을것입니다. 이어서 제 2 발효장에 32개의 장독대 만들기 위한 거푸집 작업을 할 것이며,겨울에 난방용으로 사용할 화목을 준비할 것 입니다. 그리고 조상님 산소 벌초를 하고 나면, 밤나무와 감나무가 보상으로 맛있는 감과 밤을 줄 것 입니다. 서리가 내리기 전후에 고구마와 서리태를 수확하고
나면, 바쁜 일과 속에서 여름이 지나갔듯이 가을도 지나가고 겨울이 오고 올 한해의 귀농생활도 마감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