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소식 155 - 제사 [祭祀 ]
신령(神靈)에게 음식을 바치며
기원을 드리거나,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의식을 ‘제사 [祭祀 ]’ 라고 합니다.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까닭은 효(孝)를 계속하기 위함이며, 효란
자기존재에 대한 보답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사는 기제(忌祭), 차례(茶禮), 묘제(墓祭)의 세 가지로 구분됩니다. 기제는 해마다 돌아가신 날 지내는 제사이고, 차례는 음력 설날과 추석에 지내는 제사입니다. 묘제는 한식과 추석 때에 산소에 찾아가 음식을 차려 놓고 지내는 제사를 말합니다. 제사행위 자체가 조상의 덕을 기리고 조상께서 후손에게 복을 내려 달라고 청하는 기복신앙의 일종입니다. 제사가 끝난 후 음식을 나눠먹는 이유는, 조상님께 바쳤던 음식을 먹음으로써 조상님이 주신 복을 후손들이 나눈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사대부 이상은 사대봉사, 6품 이상은 삼대봉사, 7품 이하는 이대봉사, 일반서인(一般庶人)은 부모제사만 지내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경국대전 예전편). 그 당시 7품 이상의 관원은 불과 20% 미만으로 일반국민의 80% 상당의 인원이 7품 이하의 관원이나 서인이었기 때문에 전 국민 중 대부분이 부모제사만 지낸 셈입니다. 그러하던 것이 한말 갑오경장(고종 21년) 이후, 구시대의 계급사회가 무너지자 반상의 구별 없이 사대부의 예절을 따라 사대봉사를 해왔습니다. 전국민이 사대부, 즉 양반이 된 것 입니다. 인류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제사 풍속은 앞으로 많이 사그라져 아마 1대 봉사, 즉 부모만 제사 드리는 것으로 바뀔 것이라 합니다.
음력 7월 15일(백중), 1989년에 별세하신 선친의 기제가 있었습니다. 모친께서는 ‘일찍 간 사람, 뭐가 이쁘다고 술 올리냐’ 하시면서도 ‘내 늙은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 내가 죽어 옆에 누우면 나를 기억할지 모르겠다’고 말씀하셔서, 제사날 온 가족이 웃었습니다. 제사상에 모신 선친은, 모친이 따라주신 술잔을 아무 걱정 없이 기울이시며, 그간 잘 버텨준 모친과 행복한 가정을 이룬 자식들을 존중하여 주시는 듯 했습니다.
아버님 ! 사랑하고 존경하고, 영원히 기억할 것 입니다.
<표 출처 : 2012. 10.4. 매경이코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