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귀향일기 (홍성 소식 16) - 파리 2015.11.6 작성 글

정재황 2015. 11. 21. 22:12

도시에 살때, 차창으로 스며드는 소똥냄새는 시골향기였다. 홍성은 소의 사육두수가 전국에서 제일 많은 지역이다. 소가 많음은 "소똥"냄새가 가득함을 의미한다. 홍성의 일부지역은 소똥냄새가 너무 심하다. 우리집이 있는 청광리 지역은 축사가 한개만 있어, 타 지역에 비해 소똥 냄새가 심하지 않다. 바람도 평상시는 반대방향으로 분다. 불행 중 다행이다.

사방천지가 소똥이다. 수확을 마친 밭에 소똥을 가져다 뿌린다. 하루 이틀 지나면, 농기계로 소똥과 흙을 섞는다. 그 위에 다시 소똥 등으로 만든 유기질 비료를 뿌린다. 냄새도 냄새지만, 파리가 극성이다. 현관문을 열어 놓으면, 음식 냄새를 맡고 파리가 방으로 들어온다. 제일 얄미운 파리는 잠결중에 얼굴에 실례하는 파리다. 정말 죽이고 싶다 !

도시에 살때는 파리채 자체가 없었다. 파리잡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홍성에 와서는 파리채 부자가 되었다. 주방용, 거실용, 야외주방용 등 파리채가 3개다. 하루에 파리채로 잡는 파리 수가 평균 10마리가 넘는다. 잡아도 잡아도 파리는 줄어들지 않는다. 천장에도, 식탁에도, 글을 쓰고 있는 PC 위에도 파리가 있다. 꼭 각진 자리에만 않아 파리채로 파리잡기도 쉽지 않다. 어설피 때리면 혼절했다가 도망가고, 힘껏 때리면 내장파열되어 벽이건 식탁이건 지저분해진다. 파리잡이도 요령이다.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 들어가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파리채 부자니 천국에 가기 어려울 것이다. 더불어 살생도하니 진짜 천국가기 어려울 것이다. 열심히 파리잡고, 염라대왕 만나라 가야겠다. 단 이 글을 읽어준 친구들은 염라대왕 옆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도 좋은 하루 ! Hope today is your day as usu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