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소식 198 - 풀 vs 돈
줄기가 연하고 물기가 많으며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은 뒤에 전체가 말라죽거나 땅위줄기만 말라 죽는 식물을 ‘초본 식물’이라고 합니다. 한 해 동안에 싹트고,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 맺고 말라 죽는 초본식물을 ‘일년생 초본식물’이라 하고, 겨울에는 땅위의 부분이 죽어도 봄이 되면 다시 움이 돋아나는 식물을 ‘다년생 초본 식물’이라 합니다. ‘풀’ 입니다.
귀농생활은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 중의 하나가 한 여름 ‘풀”과의 전쟁입니다. 낫과 예초기로 베어내고, 호미질로 뽑아내도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풀이 무성합니다. 풀의 질긴 생명력에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발효장 장독대 사이 통로에 있는 풀, 집 옆의 (조선시대)조상님 산소의 풀, 과수원의 풀, 텃밭의 풀, 꽃밭의 풀 등등, ‘풀’을 베어내고 뽑아야 하는 일이 어마어마 합니다. 예초기를 짊어지고 한 바퀴 돌고나면, 처음 시작한 자리는 다시 풀이 무성합니다.
발효장을 만들면서 장독대 사이의 통로를 잔디와 풀 등을 이용해 녹색으로 꾸미면 예쁘겠다는 생각에 풀을 제거하지 않고 깎기만 해왔습니다. 메고 다니는 예초기는 작업이 더디고 너무 힘이 든다는 단점이 있고, 관리기부착용 예초기는 작업이 조금 쉬워졌으나 잘린 풀들이 사방으로 튀면서 항아리를 더럽히고 가끔은 돌이 튀어 항아리를 깨뜨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풀어야 하고, 단점은 개선하여야 합니다. 정말 큰 맘먹고 ‘엔진잔디깎기’를 구매하였습니다.
작업시간이 5배 이상 향상되었고, 깎인 풀이나 돌이 제품 측면의 배출구를 통해 바닥에 깔리기 때문에, 항아리와 장독대에 잘린 풀이 날려 지저분해지는 일도 생기지 않게 되었습니다.
깨끗이 정리된 양초장의 통로가 말합니다. ‘돈이 좋긴 좋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