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213 - 내 일이 있어서 내일이 기다려집니다.
정재황
2018. 11. 24. 08:30
귀농 4년차 초치는 농부인 저는 자영업자 입니다. 자영업자의 5년 생존율이 30% 미만이라고 합니다. 성공은 희귀하고, 실패는 흔합니다. 이 전에는 힘들거나 어려우면 죽 먹는다고 했으나, 지금은 죽이 밥보다 비싼 세상이라, 밥 먹는다고 성공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미흑)초 쳐서, 밥 먹고, 가끔 죽도 먹으니 나름 성공한 것이라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나를 알아준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누군가 내 상품을 인정하여 준다는 것은 아주 기분 좋은 일입니다. 많은 분들이 배려하여 주신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인간의 정체성은 경험한 삶을 통해서 성립된다고 말한 프랑스 철학자가 있습니다. 귀농 전과 귀농 후의 경험은 천양지차입니다. 진정한 경험가치는 일에서 느끼는 보람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생명산업인 초치는 일이 내 일입니다. 2만개의 항아리가 있는 양초장을 만드는 꿈이 주는 기쁨을 원하기에, 과정이 주는 고통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초 치는 농부에서 초치는 장인, 나아가 초치는 달인이 되기 위한 내 일이 있기에 추운 겨울의 내일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