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황
2019. 4. 14. 18:49
지난 가을, 2번에 걸쳐 갓 부화한 병아리들이 모두 고양이 밥이 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ROTC 후배님
(양계장
운영)이 봄이 되면 병아리를 주겠다고 해서, 지난 3월에 아우와 함께 닭장 속에 튼튼하고 아담한 병아리 집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초, 후배가 준 병아리(암탉 20마리, 수탉 3마리)는 갓 부화한
병아리가 아니라, 삼계탕 한 그릇이 될 정도 크기의 중 닭입니다. 후배에
의하면, 5월 하순 경이면 계란을 낳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병아리들을 보자, 괜히 서둘러 병아리 집을 지었구나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밤이 되자, 새로
들어온
병아리들이 스스로 병아리 집에 들어가 무리를 지어 잠을 청하는 것 이었습니다. 만든 병아리 집이
제 구실을 하게 되자 입가에 미소가 돌았습니다. 취침점호 후, 병아리집
문을 닫아줌으로써, 혹시 모를 고양이의 야간 습격으로부터 병아리들을 지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역시 유비무환이자 간사한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병아리들이 조금
더 커서 횟대에서 잠을 자게 되면 고양이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병아리 집은 닭이 계란 낳는 장소로 사용할 것 입니다.
반면, 후배에게 왜 중 닭 크기의 병아리들을 많이 주었는지 물으니, 모친께서 매일 계란을 드시고, 기력이 없다고 하실 때마다
곧바로
한 마리씩 (잡아) 드시게 하라는 뜻 이라고 합니다. 후배님의 따뜻한 마음이 고맙기만 합니다.
문제는 아우나 저나 닭을 잡을 줄 모른다는 것 입니다. 방안으로 들어오는 파리, 모기나 작은 벌레 외는 생명을 죽여본 적이
없기에, 집에서 닭 잡는
방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이 또한 농부가 되고 있다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이제 기존에 키우던 닭 6마리를 더하여, 우리
집의 닭은 모두 29마리 입니다. 새로 들인 닭들이 사료를
엄청 먹어댑니다. 만만치 않게 사료값이 들어갈 것 같아 걱정도 되고,
5월 부터 암탉 25마리가 낳는 계란을 어떻게 다 소비할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ㅎㅎ
5월 하순 이후, 넘치는 계란은 인양양초장에 현미흑초를 직접 구매하러 오시는 고마운 손님들께
작은 성의로 나누어 드릴까 합니다. 현미흑초와 싱싱한 자연산 계란이 필요하시면, 인양양초장으로 놀러오셔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