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소식 252 - 매실주를 포장하다
가정에서 담금주를 담갔을 때, 가장 곤란한 점이 ‘병포장’ 입니다. ‘현미흑초”를 병 포장하기 위한 장비와 뚜껑을 막는 ‘캡핑기’를 가지고 있기에, 해마다 300병 이상의 매실주를 병 포장하여 보관하며 소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장비를 이용하여, 주변 마을분들이 담근 과실주를 병 포장하여 주는 부업도 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 담근 매실주를 저온저장고에 보관하여 왔습니다. 항아리 뚜껑을 열어보니, 진한 매실주 향기가 코를 자극하고, 황금빛 색상의 술이 눈을 자극합니다(술도 음식, 음식은 눈으로도 먹습니다). 매실주 원액을 생수통에 담아, 포장설비가 있는 공장으로 가서 여과작업을 했습니다. 매실주는 다른 담금주에 비해 찌꺼기가 적은 편이지만, 홍매를 이용해 매실주를 담그면 찌꺼기가 생깁니다. 작년에는 1미크론의 필터를 사용해서 매실주를 여과했는데, 병입해 두었던 매실주를 보니 아래 침전물이 있었습니다. 침전물을 줄이고자, 올 해는 0.5미크론의 필터를 사용해 매실주를 여과했습니다. 여과 후, 300 여병의 매실주를 포장했습니다.
매실주 원액을 퍼 내다보면 자연스럽게 매실주 원액을 머금고 있는 매실알갱이가 남게 됩니다. 예전에는 바로 소쿠리에 매실알갱이를 건져내 버렸는데, 올 해에는 매실주를 퍼낸 빈 항아리에 매실알갱이를 모아 넣어두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매실알갱이가 머금고 있던 매실주가 아래로 고이게 될 것입니다. 약 1~2주 후에 매실주 원액이 빠진 매실 만을 건져내면, 아래에 있는 매실주를 또 퍼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방법을 이용하면, 추가로 약 100여병의 매실주를 포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험으로 얻은 삶의 지혜, 알뜰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