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귀향일기 (홍성 소식 30 ) - 사랑과 전쟁 ( 수닭 ) 2015.11.20 작성글

정재황 2015. 11. 25. 17:58

오늘은 바램처럼 비가오지 않았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니 새 들이 GOOD MORNING 하고 아침 인사를 했다. 비가오면 새들은 어디서 비를 피하는지 궁금하다. 나뭇잎도 떨어지고, 꽃도 시들어서 새들과 아침 인사하기가 싫다.

비가오지 않음으로 인해, 벌초작업을 마무리 하고, 오후에 드럼통 및 앵글을 가지고 바베큐용 그릴을 만들었다. 내일 시제 후 추가작업을 하면, 2개의 바베큐용 그릴이 완성된다. 친구들이 양초장을 방문하면 맛있는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완성된 바베큐그릴 사진은 내일 보여 드린다.

지난 홍성소식 14 에서, 닭장속의 사랑과 전쟁을 이야기 한바 있다. 후속이 궁금하시나요 ?

메일 아침 닭들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발자욱 소리만 들려도 닭장 철문 앞으로 달려 나온다. 닭들도 먹이 주는 사람은 알아보는 것이다. 철문을 열고 닭장으로 들어가면 닭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나를 쫓아 모이통으로 달려간다. 사료를 주자 10 마리의 닭들이 달려든다. 나머지 한마리는 어디 있지 ? 구박받는 수탉이다. 오늘도 한마리 수닭은 외톨이다.

처음 새 신랑 수닭이 닭장에 방사되자 암닭들은 새 신랑의 뒤를 졸졸 쫓아 다녔다. 내가 보아도 새 신랑 수닭은 암닭이 좋아할 만큼 잘 생겼다. 그러나, 헌 신랑의 질투로 인해 새신랑은 꾸어다 놓은 보리자루 처럼 따로 놀았다. 보름이 넘게 경과한 지금은 새신랑이 대장이다. 결국 헌 신랑이 진 것이다. 새 신랑은 암닭들이 사료를 먹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유롭게 사료를 먹는데 헌 신랑은 사료를 먹으면서도 눈치만 본다.

헌 신랑이 불쌍하여, 사료 푸는 플라스틱 통으로 모이를 따로 준다. 냄새나는 닭장속에서 꾸부리고 앉기 싫어서, 플라스틱 손에 들고 서서 헌 신랑만 챙긴다. 통을 잡은 손에 모이를 쪼는 수탉의 체온이 전해온다. 헌 신랑은 정말 많이도 먹는다. 먹으면서도 주위를 경계한다. 암닭이 그렇게 무섭나 ? 그래도 새 신랑이 암닭에게 명령했는지 예전처럼 암닭이 심하게 쪼아대지는 않는다. 새 신랑의 승자의 여유다.

헌 신랑은 빠진 깃털이 나고 있고 조금씩 수닭의 위엄을 보인다. 새 신랑과 헌 신랑 중, 누가 장년인지는 모른다. 그러나 동물의 세계는 암컷을 차지하는 자가 대장이다. 새 신랑과 헌 신랑의 서열이 바뀌면, 바람난 암탉은 옛님에게 돌아갈 것인지 궁금하다.

어찌되었건, 수닭이 필요하다. 왜 ? 유정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