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325 - 홍성소식 글쓰기

정재황 2024. 1. 4. 21:25

2023년 4월 27일 작성글 옮김

 

2023년은 귀농하였다고 표현하기 쑥스러운 귀농 9년차 입니다. 이제는 귀농하였다고 말하는 대신, 홍성에서 (현미흑)초 치는 농부라고 제 자신을 소개하곤 합니다.

귀농 초기만 해도, 초 치는 저의 생활은 도시민들과 다르고,하루 하루가 새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내 일이 있어서 내일이 기다려지는 흥분이 있었기에, '홍성소식' 을 쓸 글의 소재가 많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글쓰기를 배우는 행복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나자, 수행하는 작업의 대부분이 사명감 없이 무덤덤하게 해야 하는 일들로 받아 들여지고, 특별함이 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반복되는 농부의 일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큰 벽으로 느껴집니다.

글쓰기는 낮에 일하고 밤에 하는 일이라 중노동 입니다. 뼛속에서 느끼는 울림을 글로 표현하고자, 쓰고, 읽고, 지우고, 다시 쓰고, 그러다 잠들어 글을 완성하지 못하곤 합니다. 설사 완성하였다 하여도, 읽어주시는 분들의 냉정한 평가가 저를 시들게 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졸작인 저의 글을 읽어주시는 분이 단 한 분도 없다 해도, 저의 글쓰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글쓰기'는 반복되는 일상의 반성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저는 완성된 글을 썼기에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