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48 - 겨울비 내리는 날은 만화책을 본다.

정재황 2015. 12. 15. 00:37

2015.12.14

서울에서 생활할 때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었다. 비가 오면 우산 쓰고, 눈이 오면 대중교통 이용하고, 아주 추우면 목도리 하면 되었다. 사무실은 바깥 날씨와 상관없이 항상 시원하거나 따뜻했다.

그러나 나의 농한기 농촌생활은 날씨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다. 비가 오면 나의 사무실인 양초장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 오늘도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지금도 내리고 있다. 오늘 일과를 돌이켜 보니, 닭 모이 두 번 주고, 포장 작업 1시간 한 것이 전부다. 그 외의 시간은 온종일 책상에서 PC와 책과 씨름하며 보냈다.

치과 병원 대기실에서 볼 수 있는 책 중의 하나가 "먼나라 이웃나라" 이다. 만화책이라 술술 넘어간다. 재미있다. 한 권도 완독한 적이 없지만, 내 돈 주고 구매하여 보기에는 부담스럽다. 책 값도 비싸다. 나의 기준은 만화책은 빌려보는 것이지 사서 보는 책은 아니다.

궁하면 통한다고, "먼나라 이웃나라" 전집을 양초장에 있는 20FT CONTAINER에서 발견했다. CONTAINER에는 3면 가득, 500여권의 책이 있다. 그 속에서 전집을 발견한 것이다. 더 즐거운 것은 "그리스 로마신화" 만화책도 있다. 겨울 내내 읽을 책들이 즐비한 것이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일본, 이태리까지 읽었고, 마지막으로 미국을 읽고 있다. 학교에서 배웠던 기억이 더해져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만화책 삼매경에 빠져있다. 내일도 비가 오고 모레는 눈 온다고 한다. 완독이 얼마 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