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귀향일기 (홍성소식 2) - 삽질

정재황 2015. 10. 24. 00:34

 

"삽질"은 삽으로 땅을 파거나 흙 따위를 떠내는 일을 말하며, "쓸모 없는 일을 하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관용어 이다.

귀향하여 처음으로 한 일이 "삽질"이다. 과정은 정확히 모르고, 결과만 알기에 오늘도 "삽질"이 있었다. 어떤 "삽질"이 있었는지는 상상에 맡기기로 한다. 하루 하루 지나면 농촌 생활에 적응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삽질"도 줄어들 것 이다
.

농촌 생활도 많이 기계화가 되어 있다. 이에 "삽질"을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오히려 미니 포크레인을 사용하는 농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일과는 "삽질"로 시작하여 "삽질"로 끝난다. 20대 군대 시절 ( 지난 8월 경기도 파주 DMZ 목함지뢰 폭발 사고가 난, 1사단 11연대 근무, 북쪽을 바라보고 판문점 우측에서 사고가 났고, 나는 판문점 좌측, 3땅굴 근처인 "통문"에서 근무. 철책선 안과 밖 모두 지뢰지대 - 군사비밀이 아니기를 !!) 에도 삽질이 많지 않았는데 ( 소대장, 본부 중대장으로 군복무 ), 50 중반에 삽질을 하자니 !!!!! ( 나의 속 마음이 어떠한지는 각자의 상상에 맡기고
! )

삽질을 하는 첫째 이유는, 농촌 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체력을 배양하기 위함이다. 처음에는 "삽질' 다섯번에 하늘 한번 처다 보며, " 아이구 허리야 ! " 하였으나, 지금은 스무번 까지도 연속하여 삽질을 할 수 있다. 곡괭이질은 연속 50번도 가능하다
. !

둘째 이유는, "흑초"가 담긴 항아리를 보관하기 위한 장독대를 새로이 만들기 위함이다. 평지에 장독대를 만들어야만 작업성이 좋다. 그러나 사용하고 있는 땅은 평지가 아니다. 경사각을 괭이로 치고, 삽으로 깍아 평지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높은 곳은 깍고, 낮은 곳은 메우고 "우공이산"을 몸소 실현하고 있다.
기계가 있고, 돈이 있다면 그런 수고를 할 까닭이 있겠는가 ? 인간의 힘은 정말 위대하다. 하나 둘, 장독대가 완성되어 가고 있다. 내년 봄에 준비할 장독대는 삽질대신 기계로 준비할 수 있도록 내일도 삽질을 할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