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께서는 지금껏 연극을 관람하신 적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한 편으로는 수긍이 가도, 불효입니다.
대학 연극반 출신인 아우가 X-MAS 선물로 연극티켓을 선물하였습니다. 선배의 공연이고 공짜랍니다. 왕복 7시간이 넘게 운전하였고, 어제 대학로 소극장에서 모친과 함께 ‘염쟁이 유씨”를 관람하였습니다. 누적 관람객이 68만명 이라고 합니다.
공연시작 직전, 대표가 나와서 말합니다.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기 오신 관객님들은, 공연 끝나고 모텔 가지 마세요, 오늘 숙박비가 15만원이 넘습니다’ 분위기 띄우고, 연극이 시작되었습니다.
성공을 위해 노력하다 보니, 과장되고, 부장되고, 사장되고, 회장까지 되었다고 배우가 열연합니다. 그 다음은 대사는 ? 회장이 되고 나면, 그 다음은 ‘송장’이 된다고 합니다.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이 더 중요하답니다. 겹겹이 쌓이는 노력의 흔적이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알면서도 실현하기 어려운 교훈입니다.
스토리에 의거, 배우가 앞줄에 앉은 저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직업이 ? 저의 대답은 ‘초 쳐유 !”, 관중들이 어리둥절하는 사이 모친만 웃으셨습니다. ‘초 쳐유 ?’ 배우가 다시 물었습니다. 직업 설명을 하고 나니, 배우가 말합니다. ‘연극에 초 치지 마세유 !!” 관중들이 박장 대소 했습니다.
혼신을 다하는 배우의 연기에 감동받고, 박장대소 하시며 흐뭇한 표정을 지으시는 모친의 표정이 아름다웠습니다. 모친과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