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306

홍성소식 334 – 가드레일 / 제 3 발효장 축대

(현미흑)초 치는 형제는 삽과 곡괭이로 시작한 제 1 발효장이 부족하게 되자, 포크레인을 이용 제 2 발효장을 만들었고, 제 3 발효장 부지도 확보하여 놓았습니다. 그간 제 3 발효장 부지에는 홍감자를 심었습니다만, 올해부터 제 3 발효장을 만드는 공사가 시작됨으로 더 이상 감자재배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매년 홍감자를 구매하여 주셨던 고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3 발효장 부지의 경사면이 침하되어 토사유출 및 마을 진입도로 파손이 예상되기에, 2022년 5월 지자체 도움을 받아 축대를 쌓았습니다만, 예산부족으로 인해 축대 위에 안전장치(가드레일)를 설치할 수 없었습니다. 따라서, ‘추락'의 위험이 늘 상존하였고, ‘도로 비상용 콘 차량용 깔때기’로 추락의 위험을 경고할 수 밖에 없었습니..

귀향일기 2024.04.17

홍성소식 333 – 인양양초장 / 고객님의 세가지 놀람

(현미흑)초 치는 형제의 인양양초장을 방문하신 고객님들은 세 가지에 놀라게 됩니다. 첫째는, 발효장에 질서정연하게 펼쳐져 있는 약 1,400여 개의 항아리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양초장 입니다. 둘째는, 연식 별로 차이가 나는 식초의 향기 입니다. 1년~9년 숙성 중인 현미흑초의 향기가 다 다릅니다. 셋째는, 항아리를 연식 별로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고객님이 궁금해 하는 것은, 각각의 항아리에 언제 담근 현미흑초가 담겨 있는지를 어떻게 다 알고 있냐고 하는 것입니다. 간장이나 된장을 항아리에 숙성하고 있는 곳을 가보신 경험이 있는 분들은 항아리의 겉면에 담근 일자가 표기되어 있거나, 시기 구분용 팻말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인양양초장의 항아리에는 이러한 담근 일자 표시가 없습니다...

귀향일기 2024.04.13

홍성소식 330 – 2023년 감자농사 2 / 농부의 마음

2023년 7월 3일 작성글 (현미흑)초 치는 농부 형제는 매년 반복되는 삶을 삽니다. 농사는 시간 싸움이기에, 준비는 서두르되 차근차근 진행합니다만, 놓치는 일도 많습니다. 이것이 삶입니다. 일년 중 6월은 일이 차고 넘치는 달 입니다. 지난 6월, 184개의 항아리에 2023년산 식초를 담그고, 약 500ML/400병에 해당하는 양의 매실주도 담갔습니다. 식초와 매실주 담금을 위한 준비과정에 대한 노력은 독자의 상상력에 맡깁니다. 지난 홍성소식 327에서 감자농사를 언급한바 있습니다. 6월 25일부터 시작한 약 400평의 감자수확을 7월 2일 완료하였습니다. 남은 일은, 수확한 감자를 전수검사하며, 흙을 털어내고, 선별 포장하여 주문하신 고객에게 보내드리는 것 입니다. 경험상 하루에 10KG / 10..

귀향일기 2024.04.10

홍성소식 329 – 89세 모친의 출강(出講)

2023년 5월 7일 작성글 옮김 초등학교 선생님 이셨던 모친은 6.25 참전용사이자 직업군인이었던 선친과 결혼함으로써 부득불 교단을 떠나야만 했습니다. 모친은 선생님이었던 그 때 그 시절을 종종 그리워 합니다. 어쩌면, 군인의 아내, 그리고 진급에 실패하여 전역한 군인의 아내로 살아온 어려웠던 삶과, 선친과 이별 후 살아온 30년이 넘는 세월이 야속하기에, 선생님 시절보다는 결혼 전의 시절이 더 그리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모친은 여러 한(恨)을 시로 표현하고, 70세에 시인으로 등단 하셨습니다. 모친의 말과 글에는 멋과 맛이 있습니다. 홍성 문화원을 통해 89세 모친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 – 한 달에 한번 ‘방과 후 교실’에서 다문화 가족의 어린이들에게 참 교육을 전달하는 할머니 선생님으로 활동 – ..

귀향일기 2024.04.10

홍성소식 328 - 매실주

2023년 5월 5일 작성글 옮김 초 치는 농부에게 비 내리는 날은 야외 활동이 없는 날이라, 상대적으로 한가한 날입니다. 휴일 입니다. 귀농하여 농사를 짓는 목적은, 자급을 통해 지출을 줄이고, 잉여물을 판매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귀농 전에, 관심과 참여, 만남과 대화를 통해 꾸준히 유지하여온 인맥은, 귀농 후 농산물 판매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꼭 도움이 아니더라도, 맺어진 인연은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귀농 초기, 모임이 있으니 참석해 주면 좋겠다고 연락이 올 경우, 가능한 참석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 대부분의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중 모임의 경우, 홍성 집 출발 서울 목적지 까지 편도 3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홍성 행 장항선 마지막 열차를 타려면, 오후 8시..

귀향일기 2024.04.10

홍성소식 327 – 2023년 감자농사 1

2023년 5월 1일 작성글 옮김 저는 인양양초장의 (현미흑)초가 익어가는 항아리가 놓인 곳을 발효장이라 합니다. 제 1,2 발효장에는 1,300개가 넘는 식초 항아리가 있으며,늦어도 내년까지는 항아리를 가득 채우고자 오늘도 열심히 초 치고 있습니다. 1,2 발효장에 1,500 여개의 항아리가 가득 차면, 제 3 발효장이 필요하게 됩니다. 제 3발효장에 대한 기초작업도 작년 가을 이미 완성하여 놓았습니다만, 현재는 노는 땅입니다. 농부는 힘들어도 땅이 노는 것을 볼 수 없기에, 제 3 발효장 터에 홍감자를 심었습니다. 감자 농사의 초기 과정입니다 1. 퇴비 뿌리기 - 지력 회복 2. 붕사와 미세 비료, 그리고 토양 살균제와 굼벵이에 의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살충제 뿌리기 3. 로터리 치기 4. 둔덕 만..

귀향일기 2024.04.09

홍성소식 325 - 홍성소식 글쓰기

2023년 4월 27일 작성글 옮김 2023년은 귀농하였다고 표현하기 쑥스러운 귀농 9년차 입니다. 이제는 귀농하였다고 말하는 대신, 홍성에서 (현미흑)초 치는 농부라고 제 자신을 소개하곤 합니다. 귀농 초기만 해도, 초 치는 저의 생활은 도시민들과 다르고,하루 하루가 새로움의 연속이었습니다. 내 일이 있어서 내일이 기다려지는 흥분이 있었기에, '홍성소식' 을 쓸 글의 소재가 많았습니다. 글을 쓰면서 글쓰기를 배우는 행복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나자, 수행하는 작업의 대부분이 사명감 없이 무덤덤하게 해야 하는 일들로 받아 들여지고, 특별함이 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해마다 반복되는 농부의 일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 큰 벽으로 느껴집니다. 글쓰기는 낮에 일하고 밤에..

귀향일기 2024.01.04

홍성소식 324 - 3월 1일 / 독립기념관 & 유관순 생가 방문

2023년 3월 3일 작성 글 옮김 귀농하여 감자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후, 매년 3월 1일은 독립운동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기념일 보다는, 공휴일이기에 감자 밭에 퇴비를 뿌리는 날 이었습니다. 그러나, 어제는 퇴비를 뿌리지 못하였습니다. 2월 28일 저녁식사 도중, 모친께서 3월 1일에 ‘독립기념관’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모친을 모시고 독립기념관 및 유관순 생가를 방문하였기 때문입니다. 35년생 모친의 소원 중의 하나는 당신이 걸어 다닐 수 있을 때, 방문하였던 곳을 한 번 더 방문하여 추억을 더듬는 것 입니다. 이에 초 치는 형제는 시간이 될 때 마다 모친의 추억이 깃든 곳을 방문하곤 합니다. 모친은 20여 년 전에 독립기념관을 방문하신 바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전시관 까지의 먼 길을 지팡이..

귀향일기 2024.01.04

홍성소식 322 – 홍성소식

안녕하세요. 늦었지만 새해인사 드립니다. 건강하고, 배려하고, 사랑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2015년 9월 홍성으로 귀농 후, (현미흑)초 치는 농부는 소소한 일상(日常)과 감회를 360여 개의 소제목을 가진 '홍성소식'으로 표현하여 왔습니다. 어디엔가 다 쓰여져 있을 법한 얘기들을 반복하는 대신, 저의 머리 속에서만 맴돌고 있는 (현미흑)초치는 농부의 부족한 경험(지식+지혜+감정)을 아주 정직하고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많은 지인과 소통하는 방법이자 또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홍성소식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세상을 읽어야 합니다. 비록 읽음이 있어도 홍성소식을 쓰기는 더 어렵습니다. 읽기와 멀어질수록, 홍성소식은 저를 과하게 드러내며, 스스로를 자랑하는 수단이 되어버렸습니다. 복의 그릇이..

귀향일기 2023.01.08

홍성 소식 316 – 한글을 읽고, 쓴다는 것의 즐거움

홍성 소식 359 – 한글을 읽고, 쓴다는 것의 즐거움 청각 장애가 있는 분들은 글을 읽고 쓰는 것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 입니다. 시각 장애가 있는 분은 점자를 통해서 글을 읽습니다. 그런데, 시각 장애가 없으면서도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러한 분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답답함은 무시한 채, 글을 읽고 쓰지 못하는 분들을 ‘까막눈 - 글을 모르는 무식한 사람’ 이라고 칭하며 마음 속으로 비웃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깊이 반성합니다 ! 오늘, 엄니를 모시고 ‘홍주문화회관’에서 열린 ‘전시회-배움으로 잇는 일상, 다시 여는 세상’에 다녀왔습니다.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던 75세 이상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글을 배우고 나서 세상이 열린 기쁨을 표현한 '시화전' 입니다. 한 분, 한 분의..

귀향일기 202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