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29일 작성글 옮김
‘노인은 왜 반복된 내용의 말을 하는가?’ 노인의 반복된 말을 들으면, 우리는 ‘또 같은 말을 한다.’며 짜증을 내곤 하지만, 우리는 노인들이 왜 같은 말을 반복하는지 고민해 보지 않습니다. 노인들은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을 가지고 말을 하다 보니 내용이 반복되는 것입니다.즉 새로운 이야기 거리가 없는 것입니다.
사람이 죽어 염라대왕 앞에 가면, 염라대왕이 “너는 세상 어디 어디를 구경하고 왔느냐?”고 묻고, 이 때 “세상을 별로 구경하지 못했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염라대왕이 “너는 다음 생에 ‘개’로 태어나 세상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와라”라고 한다. 과거의 어느 날,불교 신자인 모친께서 절에 다녀오신 후 스님이 하신 말씀이라고 전해주신 내용입니다.
여행은 노인에게 새로운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줍니다. 초 치는 형제는 가능한 모친이 바람 쐴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다녀오면, 모친과 여동생과의 전화통화 내용이 다양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꽃을 좋아하는 모친이, TV에서 방송된 순천의 국가정원을 보고는 그 곳에 가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꽃 구경도 하고, 국가정원의 모습을 인양양초장 주변에 옮겨놓고 싶은 모친의 마음이 읽혔습니다.그러나, 모친은 곧 바로(농사에 지친 형제가 힘들고 피곤해 할까 봐)나중에 가자고 말을 바꾸셨습니다. 형제의 대답은‘나중에는 우리 모두 더 힘들고 더 피곤해 질 테니까, 말 나온 김에 그냥 가자.’였습니다.
4월 12일, 12시 반에 순천에 도착하였습니다. 여행의 재미는 구경과 먹거리이기에 순천의 대표먹거리인 꼬막정식과 짱뚱어탕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국가정원을 방문했습니다.
자존심이 강한 모친은, 재작년까지만 해도 지팡이 없이 다니셨으나,작년부터는 외출 시에 당연하다는 듯이 지팡이를 이용하십니다. 그러나, 국가정원은 모친께서 지팡이에 의지하여 구경하기에는 너무 넓습니다.
따라서, 국가정원에서의 첫 번째 일은 휠체어 대여였습니다. 휠체어를 미는 저에게 모친은 ‘힘들지’ 하며 미안해 하셨지만, 다리도 아프지 않고, 국가정원 곳곳과 순천만 갈대밭을 구경할 수 있었기에 무척 즐거워하셨습니다.
모친을 모시고 또 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홍성으로 돌아왔습니다. 엄니, 오래 오래 건강세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