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잠 하셨나요 ?
전일 홍성 국화축제 품평회에서, 인양양초장의 현미흑초가 "최우수상"을 수상한 것을 축하하여 주신 동기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홍성소식을 통해 귀향의 낭만적인 면만 전해드린 것 같아, 오늘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귀향 4년차인 아우 ( 홍성 귀향인 모임 부회장으로서, 귀향 희망자를 상대로 강의도 하고 있습니다. )는 경제력이 있으면 귀향할 이유가 없고, 돈이 없으면 귀향할 수가 없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귀향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경제적으로 어정쩡한 계층인 경우가 많아 실패할 확률도 높습니다. 물론, 귀향을 위한 돈이 없어도, 사전 철저한 준비로 귀향하는 사람도 있을 것 입니다. 동생과 나는 2008년 부터 귀향을 준비하여 왔습니다, 나보다 먼저 회사에서 먼저 짤린 아우는 2012년에 귀향하였고, 나는 직장생활 틈틈이 홍성으로 내려와 동생을 도왔습니다.
농사경험이 없거나 일천한 도시민은 귀향 전/후에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됩니다. 어려움 ( 집과 토지 구입, 품목 선정, 판로 개척 등등 )은 익히 들어 아실 것 입니다.
저의 미천한 경험과 아우의 경험에 의하면, ,( 농사 품목에 따라 다를 것 입니다 ! )
1. 농사는 정말 SELF 입니다. 모든 것을 몸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대신 해줄 비서나 부하직원이 없습니다. 아침 부터 해가 지는 저녁까지 일+일 = 중노동 입니다.
2. 농사에 필요한 모든 장비를 직접 사용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기계치"이면 곱절로 힘이 듭니다.
3. 농사를 잘 지어도, 가뭄, 태풍, 폭설, 고온, 냉해, 부패 등의 자연현상 및 과다 생산으로 인한 가격폭락으로 인해, 결과가 실패일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흑초를 선택한 이유는 일년 열두달 판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집도 500KG 상당의 흑초가 숙성 중 변질되어 폐기한 적이 있습니다
4. 도시민은 매일 매일(자영업) 또는 매월(직장인) 소득이 발생하지만, 농사의 경우는 일정 시간이 경과되어야만 소득이 발생하게 됩니다. 귀향 초기, 비축한 자본이 없으면 현실적으로 먹고 살기가 어렵습니다. 초(흑초)를 칠 경우, 첫 소득이 나올 때까지 약 2년이 필요합니다. 귀향 첫해의 아우의 년간 총 소득은 200만원, 다음해 소득은 600만원을 넘지 않았습니다. 농촌에서 상대적으로 젊은 아우는, 비축한 자금을 최대한 절약하기 위해, 인양양초장 만드는 일을 하면서, 돈이 되는 마을 품앗이란 품앗이는 모두 하였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현금화할 수 있는 것은 다 판매합니다. 심지어 페지와 빈깡통, 아궁이에서 타고남은 재속의 못, 포장지의 O.K Cash back sticker 까지 모아 현금화합니다. 현미흑초가 판매되기 시작한 2014년의 매출액은 1200만원 정도였습니다. 적은 금액이지만, 매년 100% 이상 성장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실수를 하며, 이를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 말하며 스스로를 위로합니다. 한 번은 실수지만, 2번째는 실패입니다. 한 번의 실수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여야만 실패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귀농생활은 한 번의 실수조차 용납하지 않습니다. 귀향을 생각하고 계시면, 누구보다도 더 완벽하게 준비하셔야하고, 가능하다면 사전에 연습도 하셔야 합니다. 귀농생활은 도시에서 꿈꾸는 낭만이 아닙다. 삶의 치열한 현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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