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귀향일기 (홍성 소식 6 ) - 화목 2015.10.28 작성글

정재황 2015. 11. 16. 22:00

 

 

 

어제 새벽에 많은 비가 내렸다. 덕분에 나는 하루 종일 한가했다 !! 비온 후 땅이 질어져서 양초장에서 삽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밤에는 춥다. 하루 하루 더 추워질 것 이다. 추워지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난방"이다. 농촌 주택은 도시와 달리 개별 난방이다. 기름 보일러를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크기에 "화목 보일러"를 겸용으로 사용하는 집도 많다. 우리 집에도 화목 보일러가 있다. "화목" 하면, 통나무와 도끼를 연상한다. 이는 낭만이다. 산에서 허가 없이 나무를 절단하는 것은 위법으로 알고 있다. TV 를 통해 비친 농촌 주택에 비축된 통나무와 장작은 대부분 돈으로 산 것이라고 들었다. 내가 사는 청광리 마을만 해도, 산에서 잔가지 조차 수거하여 집으로 옮길 수 있는 "장정"이 없는 집이 많다. 농촌 고령화의 현실이다.

화목을 준비하는 것은 고된 일이다. 일년 내내, 기회만 닿으면 화목을 준비한다. 우리 집에서 사용하는 화목은, 썩은 나무 뿌리와 폐빠레트다. 마을 주변의 썩은 나무 뿌리는 전부 우리 차지다 ( 아직 젊다 !!). 폐빠레드는 성남의 유통창고에서 근무하는 아우의 선배가 폐기되는 페 빠레트를 모아 놓고, 연락주면 동생이 가서 수거하여 온다 ( 가끔은 같이 가기도 한다 ). 동생은 몸만 서울 왔다 갔다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화목 보일러에 나무를 넣기 위해서는 많은 작업을 하여야 한다. 썩은 나무 뿌리를 캐서 집으로 옮기고, 잔뿌리를 치고 몸통은 엔진톱으로 절단한다. 폐빠레트는 "직소"를 이용하여 3등분 하고, 전기톱으로 절단한다. 작업시 보안경 및 방독면을 쓰고 작업한다. 안전사고 경험이 있는 아우는 작업시 마다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안전을 강조한다. 작업량 보다는 안전이 최 우선이기 때문이다.

올 겨울을 따뜻하게 지낼 수 있는 많은 양의 땔감이 비축되어 있어 부자가 된 기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