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131 – 인양양초장, 농번기의 시작

정재황 2017. 4. 11. 22:39

귀농하여 놀란 것 중의 하나는, 10시 넘어 마을에 불 켜진 집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마을 사람들은 일찍 자는 대신 일찍 일어납니다. 햇살이 따가운

한 낯에는 들에서 일하기가 어려워, 동이 튼 직후부터 일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3년차 귀농인 이지만, 아직도 밤 12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드는 도시생활의 습관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육체는 피곤하여도, 일과가 끝난 밤 시간만이 영혼이 자유로운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양초장은 비온는 날이 휴일입니다. 4월 들어, 낯의 길이가 길어지는 만큼, 작업량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초치는 농부의 농번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매실나무 꽃에서 꿀을 따는 벌의 “노동 강도” 와 저의 노동을 비교해 보고, 입가에 미소를 띠웁니다. 일한 만큼 인양양초장은 아름답게 변화하고, 저의손은 투박해지고 얼굴은 검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