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102 - 건달농사 / 고구마

정재황 2016. 6. 21. 22:52

집에서 소비하는 채소의 대부분을 텃밭에서 경작하여 자급자족하고 있습니다. 텃밭에는 상추, 쑥갓, 가지, 감자, 고추, 깨, 참외, 토란, 땅콩, 옥수수 등등이자라고 있습니다. 무공해 채소 입니다. 이등병 농부로서, 이들 채소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것을 보니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반면 얼굴과 팔은 점점 검어집니다.

지난 주 고구마를 심었습니다. 관리기로 두둑을 세운 다음, 두둑의 윗부분을 파내 호스를 이용하여 물을 충분히 주었습니다. 모친의 조언에 따라, 호스의 아래 부분에 비닐봉투를 놓아 물을 흘리니 두둑을 터트리지 않고 물을 줄 수 있었습니다. 노인이 가지고 있는 삶의 지혜와 경험은 존중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고구마 순을 밭에 옮겨 심었습니다. 환경이 바뀌어서 인지, 이틀이 지나도 몸살을 앓고 있는 고구마가 애처롭습니다, 고구마를 심고 나면 시기적으로 밭에 쇠기름과 명아주가 자랍니다. 김을 매주고 고구마 순이 자라면 잡초가 자랄 수 없어서 고구마 농사를 초보 농부의 '건달농사'라고 합니다.

고구마 순이 힘든 환경을 이겨 내고 뿌리를 내리면 서리가 내리기 전에 알찬 수확을 주리라 믿습니다. 귀농하면 모든 것이 서툴러 몸살을 앓습니다. 환경에적응하고 뿌리를 내리면서 귀농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