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귀향일기 (홍성 소식 12 ) - 첫번째 일요일에도 쉬지 않습니다. 2015.11.2 작성 글

정재황 2015. 11. 19. 19:51

토요일, 일요일 좋은 시간 보내셨나요 ?

어제 아침 밴드에 올린 글에 - "홍성소식, 매월 첫쩨주 일요일은 쉽니다" - 몇몇 친구들이 댓글을 남겨주었다. 비오는 날이 일요일이고, 공휴일이라고 하더니, 멀쩡한 날 쉰다고 하니, 비 안오는 일요일 뭐 하는지 궁금한 모양이다.

어제 일요일에도 변함없이 삽질을 하였다. 기존의 장독대(8개)를 해체하고, 20개의 항아리를 놓을 수 있는 장독대 17개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홍성으로 귀향전 아우가 혼자서 완성한 장독대는 6개 였고, 금일 현재 10개의 장독대가 완성되었다. 나는 삽과 괭이로 땅을 파고, 외발통 (바퀴하나 달린 수레)를 이용하여 흙을 날러 평탄작업을 하고 있다. 아우는 호미와 수평계를 이용하여 블럭(벽돌)으로 장독대를 만든다. 퍼 옮긴 흙이 다져져여야 하기에, 4개의 장독대를 동시 진행으로 만들고 있다. 모든 것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음 주말 정도면 17개의 장독대가 완성될 것이다. 완성되어가는 장독대를 보면 볼 수록 뿌듯하다.

오전 일찍 부터 삽질을 하고 있는데, 아랫마을 할머니 한 분이 무엇인가를 머리에 이고, 손에 들고 양초장 옆을 지나갔다. 홍성 5일장에 수확한 농산물을 팔러가는 것이다 !. 1일은 홍성장날이다. 작업 중이던 동생이 "아주머니 장에 가슈 ?" 하고 인사를 했다. 순간 동생이 호미를 놓고, 1톤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슬금슬금 아주머니 뒤를 쫓아가더니, 아주머니가 차에 탔다. "버스 정류장에 까지 태워드리려나 ? - 양조장에서 버스 정류장까지는 500미터도 더 되는 거리고, 버스는 20분 간격으로 있다 - 하면서 사장이 없는 사이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제 버릇 남주지 못한다 ! 40분 정도 지나서, 동생이 돌아왔다. 동생은 내친김에 장터까지 아주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왔다고 했다. 차에서 내린 아우의 손에는 천원짜리 지폐 한 장이 들려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조수석에서 발견된 아주머니의 마음 - 소리없이 놓고내린 차비 - 이었다.

** 나도 나이가 들어간다. 나이 차이로 볼때 시골 할머니도 이제는 아주머니다 ! **

늦은 점심을 먹는 중에, 마을 아주머니가 마실을 오셨다. '기슈~~~" 하면서, 현관문을 여셨다. 우리는 모두 식탁에 앉아있는데, 기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