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188 – 병아리가 없어졌습니다

정재황 2018. 5. 18. 09:00

10평 남짓 닭장에는, 지난해 5월에 들인 수탉 1마리와 암탉 7마리( 9 마리 중 2 마리는 성장과정에서 죽어 묻어주었습니다)가 있습니다. 닭이 점점 늙어가니, 닭이 낳은 계란을 부화시켜 병아리를 키우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식초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쌀(설갱미) (계약)재배하여 주시는 마을 분께서병아리를 부화시켰는데 가져다 키우겠냐고” 말씀하셔서, 아주 작은 병아리 5마리와 조금 큰 병아리 2마리를 얼른 받아왔습니다.





기존에 있던 닭들이 혹시나 병아리를 쪼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망을 치고, 그 안에 병아리를 넣어 두었는데, 모든 새끼가 그렇듯이 무척이나 귀여웠습니다병아리들은 먹이도 잘 먹고, 건강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다가가기만 하면삐약삐약소리를 내며 도망가기 바빴습니다. 정이 들려면 시간이 필요하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며칠 이 지난 후, 아침에 사료를 주기 위해 닭장에 갔는데, 가장 작은 병아리 3마리가 흔적도 없이 없어졌습니다. 고양이나 족제비가 들어와 물어가려면 닭장에 구멍이 있어야 하기에, 닭장의 철망을 세심히 살펴보았지만, 철망에 구멍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혹시 뱀이??? 하지만, 닭장을 감싼 철망은 큰 뱀이 들어오기에는 너무 촘촘했고, 작은 뱀이 들어왔다면 큰 닭들이 쪼았을 것입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습니다. 방송에서 보았던 일이 우리 집 닭장에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

 

다음날 아침, 닭장에 가보니 나머지 4마리 병아리들도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대체 무엇이 병아리를 물어갔는지, 닭장을 비추는 CCTV가 없어 증거를 찾을 수 없기에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화를 낸들 무엇 하리…. 이미 병아리는 사라진 것을 !!….. 병아리와의 인연은 거기까지였습니다. 시골은 보이지 않는 손, 자연이 살아있는 곳이구나 하고 스스로를 위로해봅니다. 덕분에 노계들은 새로운 병아리들이 입식되어 성장할 때까지 생명을 더 연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그마한 닭장 속 세계에도 피해보는 닭과 덕 보는 닭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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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6, 마을 분 집에 있는 부화기를 빌렸습니다.





병아리가 부화되면, 더 이상 사라지지 않게 잘 단속할 것입니다.

 

병아리 잃고 닭장 고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