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230 – 고양이 /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정재황 2019. 5. 16. 21:40

홍성소식 224와 228에서, 닭장에 일자형 철조망과 원형 철조망을 설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양이에게 닭들이 연속해서 희생당하고 있음을 말씀 드린바 있습니다.

최후의 방법으로, 닭장지붕에 화물자동차 짐칸의 화물덮개용 그물을 씌우기로 하였습니다. 길 고양이로 인해, 닭장에 철조망을 두 번 설치하랴, 인터넷 검색하랴, 주문한 그물을 이어 붙이는 바느질 하랴, 그물을 닭장에 덮어 씌우랴, 15시간 이상을 소비하고, 비용도 쏠쏠치 않게 지출되었습니다.

아우와 그물을 설치하는 하고 있는데, 저를 쳐다보는 길 고양이가 한 마리가 가소롭다는 듯이 ‘철조망도 통과했는데, 그물도 통과하지. 열심히 만들어 봐’하고 말하는 것 같아, 열불이 나서 더욱 꼼꼼히 그물을 설치하였습니다. 

그물 설치 후, 아침 기상과 동시에, 혹시나 죽은 닭이 있는지 확인하고자 닭장에 갑니다. 다행히 4일째 닭들이 무사합니다. 이제 마음이 조금 놓이나, 아직 고양이와의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닭 맛을 본 고양이가 철조망 사이로 닭장을 넘어오다, 쳐 놓은 그물에 발이 빠지는 날이 언젠가는 꼭 올 것입니다. 그러면 ? 승리를 만끽하고, 이틀 간 쫄쫄 굶긴 후, 놓아 줄 것입니다. 기다리면 이깁니다. 누가 이기나 보자 !

반면, 닭 대가리는 고양이보다 모이 주는 사람이 더 무섭다는 것을 모릅니다. 오늘도 닭들은 식탁에 오르는 그날을 위해 잘 먹고, 잘 싸며 살찌고 있습니다

닭을 준 후배님의 바램처럼, 모친 보신을 위해 여름이 오기 전에, 닭 털 뽑는 기계 장만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