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아이템을 찾던 도중, 우연히 백화점에서 일본산 ‘현미흑초’ 수입품을 보게 되었고, 흑초의 원재료가 100% 쌀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우리 농촌은 쌀 소비감소로 쌀이 남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100% 쌀이 원료인 일본식초를 사서 먹는 것은 결국 ‘일본쌀’을 사먹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더불어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전통식초’는 어디에 있지?”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현미흑)초
치는 농부가
되었습니다. .
우리 전통식초에 대한 기억의 대부분은, 가정에서 소량으로 만들어 먹던 식초, 즉 ‘촛병’과 ‘부뚜막식초’ 입니다. 이러한 우리 전통식초가 왜 계승되지 못하였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원인은 집에서 만드는 가양주인 전통주의 명맥이 끊기면서, 전통식초의 명맥도 끊어졌다는 것입니다. 식초는 초산균이 알코올을 분해해 만들어지는데, 전통주 즉 집에서 ‘술’을 만들 수 없으니 당연히 전통식초도 사라져버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집집마다 제사에 사용할 술을 직접 만들었는데, 왜 가양주를 못 만들게 되었는가? 또 파고 들었습니다. 결론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하면서, 1910년에 ‘주세법’을 만들어 집에서 술을 만드는 것을 금지시켰기 때문이었습니다.
(술에 세금을 매기는 ‘주세’는 국가의 중요 수입원입니다).
이 ‘주세법’이 개정된 것이 1995년입니다. 정부는 쌀이 남게 되자 ‘판매를 목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에 한정해 집에서 직접 ‘가양주’를 담아도 된다.’고 주세법을 변경하였습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전통주를 복원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 왔고, 실제로 많은 전통주가 복원되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전통주 복원’에는 관심이 있었지만, ‘전통식초’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
‘마시는 식초’에 대한 관심은 1990년대 중반에 일시적으로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열풍이 일어난
것은, 2005년 샘표식품 회장이 자신의 건강비결은 일본에서 만드는 현미흑초를 마시는 것이었다고 하면서, 샘표식품에서 ‘흑초’제품을
출시하면서부터입니다. 그 결과 ‘일본흑초’가 고급상품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되고 판매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몇 몇 분들이 우리나라의 ‘전통식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었지만, 제대로 상품화되지도 못했고, 사회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
‘우리 전통식초는 어디에 있지?’라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해소되면서, 우리 전통식초를 귀농아이템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이후 전통식초를 만드는
방법을 공부하고, 소량생산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귀농준비를 진행하였습니다. 초 치는 형제는 8년째 우리 ‘전통식초’를 만들고 있으며, 최소 40개월
이상 숙성 발효된 3년산 ‘현미흑초’를 판매 중에 있으며, 10월부터
5년 이상 숙성/발효된 ‘현미흑초’를 출하할 예정입니다. 7년산,
10년산 식초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일본상품 불매운동이 진행되면서, 많은 일본제품들과 그 대체품들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마시는 식초’의 경우, 대표적인
일본식초는 가고시마 후꾸야마 지역에서 생산되는 ‘카꾸이다’, ‘사카모토’, ‘마루시케’ 등의 제품이 있습니다. 이번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계기로, 우리의 다양한 전통식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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