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284 - 비, 이 비 그치면 ~

정재황 2020. 8. 3. 01:56

육체 노동이 주가 되는 농부의 생활은 ‘비’에 좌지우지 됩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사계절에 내리는 비를 ‘봄비 - 일비’, ‘여름 비 - 잠비’, ‘가을비 - 떡비’ 및 ‘겨울 비 - 술비’라 부르곤 했습니다.

 

봄비가 내리면 가뭄을 해소하여 주기에 농사를 준비하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봄비는 ‘일비’입니다. 반면,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터에 나가지 않고 잠을 잘 수 있기에, 여름 비는 ‘잠비’ 입니다. 가을에 비가 오면 들에 나가 일을 할 수는 없으나 곡식이 넉넉하므로 집안에서 떡을 해먹고 지낸다 하여 가을비를 ‘떡비’라 불렀습니다. 겨울에 비가 오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술을 마신다 하여, 겨울 비를 ‘술비’라 불렀습니다.

 

평균적으로 6월 말에 시작되어, 7 25일 전후로 끝나는 장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입니다. 비가 그만 왔으면 좋겠습니다. (( ~ )

 

그간 잦은 비로 인해, 본업인 (현미흑)초 치지 못하고, (일을)공 쳤으니, 밀린 일들이 태산 입니다. 행동하기 전에, 지레 죽었다고 복창하면 패배자가 됩니다. 이 비 그치면, 밀린 일들을 서두르되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겠습니다.

 

‘이 비 그치면’ 으로 시작되는 시가 생각납니다. 학생 때 배운 ‘이수복’님의 시 ‘봄비’입니다. 기억하고 있으니, 마음은 아직 청춘입니다

 

* 봄비

-이수복-

이 비 그치면

내 마음 강나루 긴 언덕에

서러운 풀빛이 짙어 오것다.

푸르른 보리밭길

맑은 하늘에

종달새만 무어라고 지껄이것다.

이 비 그치면

시내워 벙글어질 고운 꽃밭 속

처녀애들 짝하고 새로이 서고,

임 앞에 타오르는

향연(香煙)과 같이

땅에선 또 아지랑이 타오르것다.

 

** 5년산 현미흑초가 출시되었습니다. **

 

5년산 현미흑초
3년산 및 5년산 현미흑초 색상 비교
비 내리는 양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