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주변에 "길 고양이"가 여러 마리 있습니다. 식별되는 큰 고양이만 6마리 입니다. 눈이 온 후에는 고양이 발자국이 선명합니다. 먹는 것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가끔 닭장앞에서 침흘리는 것이 목격되기도 합니다.
길 고양이를 볼 때마다 작년 11월말에 하늘나라로 간 "야옹이"가 생각납니다. 야옹이는 8월말에 우리집에 들어왔으니 불과 3개월의 짧은 만남이었습니다.
'야옹이'를 만나서 행복했었습니다. 일례로, 아침에 일어나 문 밖으로 나오면, ‘야옹이’가 달려와 "야옹 야옹" 대며 아침 달라고 문안인사를 하곤 했습니다. 현관문을 열어 놓으면, 야옹이는 현관문 앞에 앉아 호시탐탐 집안으로 들어오려고 눈치를 보다가 문턱을 넘곤 했습니다. 그러면 어머니가 파리채를 들고 ‘이 놈아!’ 하면서 달려 나가시고, ‘야옹이’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가곤 했습니다. 그 모습이 가족 모두에게 웃음을 주곤 했습니다.
‘야옹이’는 우리집 식구가 된 이후, 몇 번인가 집 주변에 살고 있는 덩치 큰 길고양이에게 습격을 당해 얼굴에 상처가 나 있었던 적도 있었고, 몇 번인가 두려움에 크게 괴성을 지른 적도 있었습니다만, 이것이 고양이들의 영역싸움의 결과인지는 인지하지 못하였습니다.
이틀간 보이지 않던 야옹이는, 처참한 모습으로 야외주방의 탁자아래 에서 발견되었고 결국 죽었습니다. 얼굴에 난 상처를 볼 때, 길 고양이와의 영역싸움에서 얻어 맞아 뇌진탕을 일으킨 듯 하였습니다. 그래도 나가 죽지 않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최후를 맞이한 야옹이가 고맙습니다.
야옹이는 가족으로 부터 사랑을 받았고, 식생활이 풍족하였기에 행복했을 것 입니다. 그러나 암컷인 야옹이의 성생활은 분명히 불행하였을 것 입니다. 수컷을 알지 못하고 죽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나 고양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와서는 기쁨을 주고 가면서 슬픔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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