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220 – 콩밭매는 할머니

정재황 2019. 2. 19. 11:05

서울시민이었던 모친의 즐거움 중의 하나는 무료 전철을 이용하여 서울시내 및 가까운 근교 여기저기를 구경 다니시는 것 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골은 대중교통 여건이 좋지 않아, 읍내 나들이 조차도 모친 혼자다니시기가 불편합니다. 모친을 여기저기 모시고 다니고 싶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모시고 다니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늘 송구한 마음입니다. 

입춘이 지나고, (현미흑)초 치는 일로 바빠지기 전에 모친을 나들이 시켜드리기로 마음을 정한 후, 2월 15일 청양 칠갑산에 있는 ‘천장호’에 다녀왔습니다.

‘콩밭 매는 아낙네’란 노래로도 유명한 칠갑산의 천장호에는 ‘콩밭 매는 아낙네’의 동상이 있습니다.

모친께서 동상을 보시더니 “나도 자네처럼 항상 호미 들고 사네” 하고 말씀하셔서 모두가 웃었습니다.  모친은 콩밭뿐만 아니라, 감자, 고구마 등등의 텃밭을 매는 할머니십니다.

점심으로 장어를 사드렸습니다.  엄니 “장어 드셨으니, 올 해도 건강하시고, 콩밭 열심히 매셔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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