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의 묘에 자란 잡초를 베고 묘 주위를 정리하는 풍속을 "벌초"라 한다. 통상 1년에 두 번, 한식 및 추석때 벌초를 한다. 추석 벌초는 음력 7월말 부터 추석 이전에 이루어 진다. 나도 한식 및 추석때 벌초를 한다. 그리고 음력 10월 10일 시제를 지내기 위해 한 번 더 벌초를 한다.
집 옆에 조상님 산소 3기가 있고, 묘역이 200평 정도 된다. 쇠날을 이용하는 제초기로 봉분의 풀을 깎은 후, 쇠날을 끈으로 교체한 제초기로 비석 및 묘석 주위를 정리한다. 묘역은 잔디 깎는 기계로 정리한다. 갈퀴를 이용하여 깎인 풀을 모은 후, 외통발로 깎인 풀을 옮기면 벌초가 완성된다. 깎인 풀은 퇴비로 사용된다. 농촌은 버리는 것이 없다 !!!
온 종일 벌초만 할 수 없기에, 200평을 벌초하려면 2박 3일이 걸린다. 기계를 이용한 제초는 동생이 하고, 깎인 풀을 긁어 모아, 버리는 것은 내 담당이다. 어제 오전 부터 벌초작업을 시작하여 오늘도 벌초 작업을 진행하던 중, 오후 2시경 부터 빗방울이 굵어져 휴식 중이다. 추석 벌초때 보다 풀이 짧기에 이틀이면 다 할 수 있겠다 했는데 결국 2박 3일 작업이 되고 말었다. 갈퀴로 200평을 긁고, 외통발로 풀을 실어나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묘역이 커도 너무 크다는 불만이 나오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이마의 땀을 훔치고, 즐거운 마음으로 갈퀴 작은 손에 힘을 주곤 했다. 조상님에 대한 공경심이다.
하루만 행복하려면 목욕을, 일주일 동안 행복하려면 이발을, 한달 동안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한해가 행복하려면 집을 지어라. 그리고 평생 행복하려면 정직하라는 영국 속담이 있다.
쪽지고, 상투 트셨던 조상님께서 어제 오늘 이발하셨고, 돌아오는 토요일은 제사상 받으시니 몹시 기쁘시겠다. 비 맞으며 한시간 정도 작업하였기에, 몸이 찌뿌드드하다. 남은 하루 행복하기 위해 목욕하여야겠다.
** "찌뿌둥하다" - 몸살이나 감기 따위를 앓을 때처럼 몸이 무겁고 나른하여 아주 거북하다”의 뜻을 지닌 바른말은 ‘찌뿌드드하다’고 준말은 ‘뿌드드하다’ 입니다다. "찌뿌둥하다"는 바른말이 아니고, 사전에도 올라 있지 않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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