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이 노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쑥스럽게도 가끔은 저도 어르신 소리를 듣습니다. 아직 할아버지 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세월의 흐름과 심적 당혹감은 비껴갈 수 없는 듯 합니다.
홍성읍내 환경미화원이 쓰레기를 수거할 때 폐지(박스)를 가져가지 않음은, 폐지수거 어르신에 대한 환경미화원의 배려라고 들었습니다. 폐지는 적은 금액이나마 폐지수거 어르신의 요긴한 소득원입니다. 그나마, 폐지가격 하락으로 인해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지만, 폐지 줍는 어르신은 한국사회의 빈부격차 및 빈곤한 노인의 대표적 상징입니다.
어제는 폐지 줍는 어르신이 되었습니다. 봄 맞이 대청소의 일환으로, 그간 모아놓은 폐지를 폐지 수거상에 매각하였습니다. 1톤 트럭 화물칸이 차고 넘치는 폐지 판매가격이 13,000원입니다. 오늘까지 저의 3월 매출입니다. 초 치는 농부가 진짜 초 치고 있습니다. 어려움 속에 하루 하루가 지나가고 있기에, 미래도 슬슬 걱정됩니다. 그나마, 임대료와 인건비 지출이 없는 자영농업자라는 것이 위안입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어려움이 언제 종식될 지 알 수 없지만, 현미흑초를 구매하여 주시는 고객님들이 경제활동이 정상화 되는 그날 까지 열심히 (현미흑)초 치며 버티겠습니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 입니다. 모두들 희망을 잃지 않고 기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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