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88 - 봄 / 인양양초장 발효장의 변화

정재황 2016. 3. 27. 00:20

  농촌의 봄은 경운기에 가득 실린 퇴비가 여기 저기 뿌려짐으로써 향긋한 퇴비 냄새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봄 농사 준비가 한창 입니다. 식초 발효장에 부는 봄 바람은 아직도 춥게 느껴지지만, 봄 햇살에 항아리가 따뜻합니다. 집안에서는 일찍 부화한 파리가 저승길을 재촉하고자 냉이 된장국 냄새가 가득한 식탁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인양양초장의 1차 장독대 공사가 끝난 후, 2차 장독대 공사를 준비하여 왔습니다. 기존 장독대에 있는 항아리를 새로 만든 장독대로 옮기고, 기존 장독대를 해체하고, 땅을 고르고, 거푸집을 설치하고, 오늘 레미콘 작업을 하였습니다. 아우와 함께 발효장에 올라가서, 별보고 내려오는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내주 화요일에 거푸집을 제거하면 16개의 새로운 장독대가 추가로 자태를 뽐내게 될 것 입니다. 식초향기 가득한 750개의 항아리가 32개의 장독대에 놓일 것 입니다. 홍성군 및 충청남도에서 제일 큰 규모의 식초 발효장 입니다. 다음 목표는 한국에서 가장 큰 식초 발효장 ( 3천개 항아리)을 만드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일본 가고시마현의 흑초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2만개 규모의 발효장을 만드는 것 입니다. 20년 목표 입니다. 

 

  당연히 규모보다는 품질이 우선입니다.  사람에게 좋은 품질좋은 식초를 만드는 것은 이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명입니다.  

  장독대 공사로 분주함에도, 탱자나무 울타리도 만들었고, 길 반대편엔 20 그루의 무궁화 나무도 심었습니다. 또한 꽃밭도 만들어 여러 가지 꽃들도 심었습니다. 양초장의 변화 하나 하나가 손끝에 전해오는 땀의 결실이자 스토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