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니는 1935년생, 만 81세 입니다. 5년전 아우를 따라 홍성으로 귀농하신 어머니는 무척 분주하면서도 즐거운 생활을 하십니다. 물론 육체적으로는 힘든 귀농생활 입니다.
아침 기상과 동시에 집 주변 100가지가 넘는 꽃들과 담소를 나누십니다. 사시사철 피는 꽃 향기에 벌과 나비들이 집 주변에 가득 합니다. 낮에는 자급자족용 밭을 경작하십니다. 봄 부터 가을 까지, 고추, 깻잎, 감자, 고구마, 가지, 오이, 땅콩, 감, 토란, 옥수수, 당근, 부추, 상추, 수세미, 여주, 수박 등등을 경작하여 자급자족 하십니다. 밭을 메는 동안, 어머님의 휴대폰에서는 가곡이 흘러나오고, 어머니는 그 노래를 따라 부르십니다. 저녁식사 후에는,그날 그날의 감흥을 시로 쓰시기도 합니다. 제일 좋아하시는 TV 프로그램은 "가요무대' 입니다만 시작과 동시에 소파에서 주무시곤 합니다. 농한기에는 마을 노인들과 관광도 다니십니다.
귀농 5년차, 인양양초장 대표인 아우는, 농촌기술센터에서 "식초 만들기"교실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고, 귀농 초기부터, 홍성군의 각종 행사에 어머님을 모시고 다녔습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어머님께 반갑게 인사하고, 건강하시라고 덕담을 건네곤 합니다. 각종 행사에서 어머님은 시를 낭독하시고, 노래도 부르십니다. 어제는 홍성군 결성면에서 귀농인과 현지인간의 친목을 위한 한마당 잔치가 있었습니다. 어머님은 변함없이 시를 낭독하시고, 가곡 한곡 부르셨습니다.
울 엄니 말씀입니다. "80 넘어서 나같이 행복한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그래"
행복은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울 엄니 오래오래 건강하셔유 !!
모친이 쓴 시 입니다.
육신은 늙어 황혼에 다달아도 마음은 꽃띠
서리맞은 백발에 검정칠 하고
쭈글쭈글 주름진 얼굴에
연지곤지 찍어 꽃 단장 했어도
돌아서면 등 굽은 할망구
노인복지관 웃음교실에 모여 앉아
삶의 애환을 훌훌 털어버리고
손뼉치며 동요 부르는 재롱스러운 모습들
늙으면 어린아이가 된다지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네
웃자 웃어라 웃으면 젊어지리니
슬퍼하면 세상이 모두 슬퍼지리라
잊어라 가는 세월을
웃으며 즐길 수 있는 행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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