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일기

홍성소식 181 - 이화곡 (梨花麯) / 누룩 디디기

정재황 2018. 4. 13. 23:17

누룩이란 우리나라 전통의 술 발효제로서, 술의 발효와 숙성 중에 주원료로 사용되는 곡물(찹쌀, 멥쌀, 보리, 밀, 옥수수, 수수, 조 등)의 전분질을 분해, 당화시켜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원이자 발효원으로, 알코올 발효의 중요한 원료입니다.

누룩은 한자로 ‘곡자(麯子)’ ’라고도 표기하는데, 여기서 곡자는 자연 상태의 누룩곰팡이와 효모균, 젖산균 등의 미생물이 공기나 재료, 그리고 누룩을띄울 때 사용하는 초재(草材)에서 자연적으로 접종되어 증식된 것을 말하며, 쌀로 공처럼 둥글게 빚어 만든 누룩을 이화곡이라고 합니다. 둥글게 만드는 이유는 누룩곰팡이가 붙을 수 있는 면적을 가장 크게 하기 위함입니다.

누룩곰팡이 포자가 이화곡에 붙어 증식하게 되면, 쌀의 전분을 포도당(당분)으로 분해하는 효소를 대량 분비하게 됩니다. 이 효소가 고두밥의 전분을당분(포도당과 과당)으로 변화시키고, 포도당이 일정량 생겨나면 누룩에 붙어있는 효모가 증식을 시작하면서 효소를 분비하여 당을 에틸알콜로 변화시켜 술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화곡은 '누룩디디기 (누룩 빚기) → 누룩 띄우기 → 숙성(발효) → 법제' 의 과정을 거쳐야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치는 ‘인양양초장’의 아우는 홍성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식초교실’, 예산 소재 충남 농업기술원의 ‘농업인대학’에서 ‘전통누룩학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형만한 아우 없다고 했는데, 형보다 나은 아우 입니다.!!!

4월 11일 농업인대학 30명의 학생들이 저의 집에서 누룩디디기(누룩빚기) 실습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이 40대를 넘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농촌에서소득을 창출하기 위한 학구열에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누룩디디기는 '설갱미를 백미로 도정 → 설갱미를 물로 세미한 후, 하루 밤 불림 → 새벽에 쌀을 건져놓았다가 방아기계를 이용해 쌀가루 만들기 → 냉탕수(끓여서 식혀놓은 물) 이용 반죽기로 반죽 → 반죽을 냉면 반죽기에 넣고 압착을 하면서 쌀반죽을 원통형으로 만들어 냄 (가래떡) → 300g 크기로절단후 사람의 손으로 공룡알 만들기' 의 제반 과정을 말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학생 아주머니들의 수다로 웃음꽃이 피어나고, 휴식시간에는 ‘모친’께서 맛깔스러운 노래도 한 곡 하시고, 앵콜도 받으시고 !

웃으면서 하는 일은 고되도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