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생인 어머니는, 2주에 한번 진찰 및 처방전을 타기 위해 주기적으로 홍성읍 소재 내과의원에 다니십니다. 병원에 가시기 전에는 반드시 목욕을 하십니다. 어머니께서 목욕을 하시면, 저는 방에서 책을 보거나 휴대폰을 보며 대기합니다 노인은 목욕 하는 도중에 탈이 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께서 목욕하시는 도중에 큰 소리로 ‘큰 아들, 등 밀거라’
라고 말씀하시면, 목욕탕에 들어가서 씩씩하게 어머니 등을 밀어드립니다. 저에게 어머니의 몸매는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몸매 입니다. 그러나, 자꾸만 왜소해 지시는 어머니의 몸이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지금은 어머니의 등만 밀어드리지만, 시간이 흐르면, 어머니의 온 몸을 목욕시켜 드리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 입니다. 그러한 날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 합니다.
오늘 낯에 어머니의 등을 밀어드리면서, ‘어머니, 병원에 애인 숨겨두셨어요 ? 병원에 가실 때마다 목욕하시네요’ 하고 여쭈었더니, 어머니께서는 ‘의사도 깨끗하고 잘 입은 환자는 더 잘 진료하여 준다. 나이 들면, 냄새나고 구질구질 해지니, 더 깨끗이 하여햐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노인만이 가질 수 있는 지헤 입니다.
병원 진료 후, 어머니께서 화장품(로션)을 사시겠다고 말씀하셔서 화장품 가게에 들렸습니다. 화장품 가게 여사장님이 ‘아유 ~, 어머니 참 고우세요, 나이 드실수록 좋은 화장품 쓰셔야 해요’ 하면서 이것 저것 소개를 합니다. 속으로 ‘ 저 장사속 !’ 하였지만, 울 어머니는 정말 고우십니다. ( 양초장을 방문한 모든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
화장품 가게 여사장이 추천한 화장품 중에서, 어머니는 제일 싼 화장품을 고르셨습니다. 어머니가 어떤 화장품을 쓰시는 지도 모르고, 여지껏 어머니에게 화장품을 사드린 적도 없음에 불현듯 눈가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제일 비싼 화장품을 세트로 구매하여 어머니께 ‘선물’ 하며 드렸더니, 어머니께서는 돈 쓴다고 걱정하시며 오래오래 쓰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다시 한번,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
어머니, 오늘 사드린 화장품 다 쓰시면, 또 사드릴께요. 오늘 사드린 화장품 다 사용하시고, 다음 화장품, 다음 다음 화장품도 사용하시도록 건강하셔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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