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양양초장이 있는 청광리 마을의 최고령 어르신이 99세로 별세하셨습니다. 어르신께서 집앞 나무그늘에서 햇살을 즐기시는 모습을 보고
‘마을회관에 가서 편안히 쉬세요’ 하고 인사를 드리면, 어르신께서는 무척 외로운 표정으로 ‘내가 마을회관에 가면, 80이 넘은 마을 할배/할멈들이
아저씨 오셨어요 하고 인사하자마자 자리를 피해서 나는 마을 회관에 안가’하고 말씀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100세 시대의 씁씁한 단면입니다.
마을에 상(喪)이 나자, 장례기간 3일 동안 마을 사람들은 저녁시간에 장례식장에 모여 고인을 추모하였고, 상주와 같이 마을 선산에서 장사(葬事 - 죽은 사람을 땅에 묻거나 화장하는 것)를 치렀습니다. 공동체 의식이 살아 있는 시골의 모습입 니다.
제를 지내면, 매장이 시작됩니다. 충청도는 매장할 때 ‘탈관’을 합니다. ‘탈관’이란 시신을 관에 넣은 그대로 매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은 운반
도구 로 생각하고 매장직전에 관에서 시신을 꺼내 시신만을 땅에 묻는 풍속입니다. 시신이 하루라도 빨리 썩어야 좋다는 생각에서 탈관을 한다고
합니다.
서양의 묘는 평평하면서 십자가를 세웁니다, 이는 땅에서 하느님의 나라로 가면서 예수님이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돌아가신 십자가와 같이 죄의
사함을 받아 하늘나라로 가기 위한 모습이라고 책에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이슬람권의 공동묘지를 보면, 하나는 길고 하나는 짧은 나무막대기가 꼽혀있습니다. 이는 시신의 머리와 다리의 위치를 표시하는 것이고,
이 나무막대기는 모두 메카의 방향을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신도 45도 각도로 매장합니다.
무덤에 있어서도 문화가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묘(산소는 묘의 높임말입니다)의 봉분은?
각설이 타령을 듣다 보면 묘에 대한 묘사가 나옵니다. ‘반은 부끄러워 땅에 숨고, 반은 사랑이 그리워 땅 위에 나왔네’라는 표현입니다. 이런
각설이 타령에 나온 묘에대한 묘사는 너무 추상 적이기에 조금 더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봉분은 ‘알의 모양’ 이라는 자료를 찾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신화 중에 ‘난생설화’가 있습니다. 알이라는 것이 다시 태어나기
위해 부화를 준비하는 곳이다 라는 것으로, 우리 민족은 죽는 것을 너무 싫어해,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라 다시 태어나기 위해 알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설명은 임신한 어머니의 배 모양이라는 것입니다. 어머니의 배에 있으면 다시 태어나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설명 모두, 다시 태어나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에서 묘를 봉분 형태로 썼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제는 매장대신 화장이 대세입니다. 생을 마감한 후, 비록 다시 태어남을 기원하는 봉분이 없더라도, 많은 사람들은 다시 태어나서 전생보다
나은 생을 살아보기를 소원합니다. 다시 태어나려면, 현세에서 복을 많이 지어야만 합니다.!!!!! 복은 지어야 받습니다. !!!!
** 마을 사람들이 봉분을 만드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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