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서두르되 차근차근 식초 담글 준비를 합니다. 당분이 없는 곡물(현미)로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누룩(이화곡)’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누룩이란 우리나라 전통의 술 발효제로서, 술의 발효와 숙성 중에 주원료로 사용되는 곡물(찹쌀, 멥쌀, 보리, 밀, 옥수수, 수수, 조 등)의
전분질을 분해, 당화시켜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원이자 발효원으로, 알코올 발효의 중요한 원료입니다.
누룩은 한자로 ‘곡자(麯子)’ ’라고도 표기하는데, 여기서 곡자는 자연 상태의 누룩곰팡이와 효모균, 젖산균 등의 미생물이 공기나 재료, 그리고
누룩을 띄울 때 사용하는 초재(草材)에서 자연적으로 접종되어 증식된 것을 말하며, 쌀로 공처럼 둥글게빚어 만든 누룩을 ‘이화곡’이라고
합니다. 둥글게 만드는 이유는 누룩곰팡이가 붙을 수 있는 면적을 가장 크게 하기 위함입니다.
누룩곰팡이 포자가 이화곡에 붙어 증식하게 되면, 쌀의 전분을 포도당 (당분)으로분해하는 효소를 대량 분비하게 됩니다. 이 효소가 고두밥의
전분을 당분(포도당과 과당)으로 변화시키고, 포도당이 일정량 생겨나면 누룩에 붙어있는 효모가 증식을 시작하면서 효소를 분비하여 당을
에틸알콜로 변화시켜 술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작년 가을, 240Kg씩 두 번 누룩을 디디고 띄웠고, 완성된 이화곡은 누룩발효실로 사용되고 있는 컨테이너에서 겨우내 숙성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누룩을 띄운다는 것은 곰팡이를 키우는 과정입니다. 누룩을 띄우는 과정에서 수분이 모두 증발헀기 때문에, 곰팡이는 포자를 퍼트릴 수 있는
상태로 이화곡 표면에 붙어있게 됩니다.
식초를 만들기 위해서는 누룩을 띄우는 과정에서 곰팡이가 만들어낸 효소와 천연효모가 사용됩니다. 따라서, 누룩표면에 있는 곰팡이를 모두
제거하여야만 합니다. 이를 ‘이화곡 껍질 벗기기’ 라고 합니다.
이화곡 1개의 곰팡이를 털어내는데 1분을 잡더라도, 약 3,000개의 이화곡을 털어내야만 하므로, 보통 1주일 이상 작업이 진행됩니다.
테이블그라인더에 부착한 '삼빠우'를 이용해 이화곡 껍질을 벗기는 과정에서, 곰팡이 포자가 날리기 때문에, 방진복과 방독면, 보안경을 반드시 착용하고 작업을 해야만 합니다.
작업 중 털어낸 곰팡이 포자가 방진복에 붙어있기 때문에, 점심식사도 노지에서 간단이 해결하여야만 합니다.
날씨가 따뜻해진 상태에서, 곰팡이를 털어낸 이화곡을 상온에 놓아두면, 쌀벌레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5월에 현미흑초를 담그기
위한 ‘법제’를 하기 전까지는 이화곡을 플라스틱 빵 박스에 담아 저온저장고에 보관합니다.
방진복을 입고, 방독면과 보안경을 착용했다고 하더라도, 하루 종일 곰팡이를 털어내는 작업을 하다 보면, 얼굴은 곰팡이 가루가 범벅이
됩니다. 샤워 후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오늘 하루도 수고했네!’라고 인사를 건네는 것으로 하루의 작업을 마무리 합니다.
(현미흑)초치는 일 힘듭니다. 판매되는 누룩을 구매하면, 이러한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룩을 직접 디디고 띄우는 것은 '어떻게 하면 고객들에게 최고의 ‘현미흑초’를 제공해 줄 수 있느냐 !’를 늘 고민하기
때문입니다.
몸은 힘들어도 희망이 있고, 해야 하는 일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면 고통이 아니라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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