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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소식 286 - 인양양초장의 시련과 성공

삶은 예기치 않은 전환점의 연속이기 때문에, 살아오면서, 특히 귀농 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과거의 어려움과 고통은 어찌어찌 이겨냈고, 내일은 알 수 없기에, 코로나 19, 긴 장마 속의 폭우, 3차례의 태풍 등등으로 인해 오늘이 가장 어렵습니다. 그러나, 아직 모든 고난의 끝에 도달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만, 그 것이 아무리 많고 힘들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견딜 것입니다. 비록, 노력에 비례하여 기대한 것 만큼 삶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포기하지 못할 '꿈'과 '희망'이 있기에 오늘의 시련은 지나갈 것입니다. 성공은 주문하고 앉아있으면 잠시 뒤에 나오는 ‘짜장면’이 아닙니다. 성공은 오랜 세월 동안 피와 땀과 눈물로 공을 들여야만 피울 ..

귀향일기 2020.09.08

홍성소식 285 - 눈은 게으르지만 손발은 부지런합니다

55일간의 긴 장마, 8호 태풍 ‘바비’와 9호 태풍 ‘마이삭’이 몰고 온 바람과 비로 전국에서 인적, 물적 피해가 많이 발생하였습니다. 양초장 컨테이너의 지붕이 바람에 날라가고, 집 앞 감나무가 부러지는 등의 피해가 있었습니다. 다행히, 양초장의 보물인 항아리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저의 입장에서는, 이만하기가 천만 다행입니다. 다음 주에는 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에 상륙한다고 합니다. 피해가 없거나, 최소화 되기를 기원합니다. 비가 내리는 동안, 물을 머금은 풀이 쑥쑥 자라 양초장 주변(양초장, 산소, 텃밭 등등)이 풀밭으로 변했습니다. 정리하여야 할 것들을 눈으로 둘러 보고 나니, 엄두가 나지 않아 보고 싶은 것만 보았습니다. . 볕드는 날마다, 양초장, 산소 등의 풀을 정리하였고, 지..

귀향일기 2020.09.04

홍성소식 284 - 비, 이 비 그치면 ~

육체 노동이 주가 되는 농부의 생활은 ‘비’에 좌지우지 됩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사계절에 내리는 비를 ‘봄비 - 일비’, ‘여름 비 - 잠비’, ‘가을비 - 떡비’ 및 ‘겨울 비 - 술비’라 부르곤 했습니다. 봄비가 내리면 가뭄을 해소하여 주기에 농사를 준비하는 일을 해야만 합니다. 봄비는 ‘일비’입니다. 반면, 여름에 비가 내리면 일터에 나가지 않고 잠을 잘 수 있기에, 여름 비는 ‘잠비’ 입니다. 가을에 비가 오면 들에 나가 일을 할 수는 없으나 곡식이 넉넉하므로 집안에서 떡을 해먹고 지낸다 하여 가을비를 ‘떡비’라 불렀습니다. 겨울에 비가 오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술을 마신다 하여, 겨울 비를 ‘술비’라 불렀습니다. 평균적으로 6월 말에 시작되어, 7월 25일 전후로 끝나는 장마가 계속되고 있..

귀향일기 2020.08.03

홍성소식 283 – 여름의 행복 / 수박과 참외

농촌 생활이 주는 행복 중의 하나는, 필요한 채소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집 주변의 텃밭에는 상추, 파, 당근, 가지, 오이, 토마토, 마, 깨, 콩, 고구마, 호박, 참외, 수박 등등 여러 종류의 채소가 자라고 있습니다. 작물의 종류가 많아 질 수록, 일손도 바빠집니다. 작물 재배에 투여하는 비용과 시간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필요량 만큼 구매하는 것이 더 경제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종류의 작물을 재배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자급자족 뿐만 아니라, 집을 방문하는 일가친척과 양초장을 방문하는 고객님들에게 적은 양이지만 ‘마음이 담긴 선물’을 제공하는 ‘나눔의 행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5월말, 밭에 심은 ‘참외’와 ‘수박’이 열매를 맺기 시작하였습니다. 빠르면,..

귀향일기 2020.07.15

홍성소식 282 – 어머니의 놀이터

주로 아이들이 놀이를 하는 곳을 ‘놀이터’라 합니다. 비유적으로는, 어떤 집단이나 개인의 활동 장소를 ‘놀이터’라 합니다. 모든 사람이 직업이나. 취미활동 등을 위한 자기만의 ‘놀이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현미흑)초 치는 농부입니다. 저의 놀이터는 당연히 1천 개가 넘는 항아리 속에서 ‘현미흑초’가 숙성되고 있는 ‘양초장=발효장’ 입니다. ‘어머니’의 놀이터는 집과 양초장 주변의 ‘텃밭’과 ‘꽃밭’ 입니다. 엄니는 틈만 나면, 밭에 작물을 심습니다. 경운기로 밭을 갈고, 비닐을 씌우고, 모종을 심으며, 형제가 모친께 말합니다. ‘이 콩, 이 고구마, 이 깨, 엄니가 다 드셔유'. 어머니가 웃으시며 말씀하십니다. ‘그래, 다 먹을꺼다”. 작물을 심고 나면, 어머니는 주변에 꽃을 심고, 잡초를 제거하..

귀향일기 2020.07.08

홍성소식 281 – 2020년, 상반기 결산

올해로 인양양초장의 나이 10살, 아우와 함께 (현미흑)초 치기 위해 귀농한 지 6년이 되었습니다. 해마다, 분기, 반기, 연말 결산을 하며, 보고픈 것만 보았는지, 봐야 할 것을 보았는지 반성합니다. 반성은, 농촌의 뻔한 일과 속에서, 어제 보다는 오늘이, 오늘 보다는 내일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간격을 좁히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상반기 성적입니다. 매실을 수확하여 ‘매실주(500ml, 150병 분량)’를 담고, 180개의 항아리에 2020년 식초도 담았습니다. 2021년도 식초를 담기 위한, 누룩도 2차례 빗어놓았습니다. 작황이 기대만큼 좋지 않아 조금은 아쉽지만, 수확한 ‘빨간감자’도 상품(上品 겸 商品)으로 판매하여 소액이나마 흑자도 보았습니다. 폭우에 대비하여, 배수로..

귀향일기 2020.07.05

홍성소식 280 – (빨간)감자

저는 강원도 화천군 사창리 소재 7사단 영내에서 출생하였습니다. 출생은 ‘감자바우’이지만, 2살 때부터 2015년 귀농 전 까지 50년 넘게 서울에서 생활했으니, 강원도를 고향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감자’는 아주 좋아합니다. 강원도 물로 제가 만들어 졌기 때문입니다 ! 귀농 후, 약 800여 평의 밭에 ‘빨간감자(홍감자)’를 재배하여 판매한지 올해가 4번째 입니다. 먹기만 하던 감자를 제가 재배하고 판매하게 될 줄은 ‘신’만이 알고 계셨을 것 입니다. 매년, 약 800평의 밭에서 수확한 250여 박스 중, ‘상품’으로 제 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는 감자는 150여 박스 내외 입니다. 감자 하나 하나를 선별하고, 흙을 털고, 구매하여 주신 고객님(대부분이 선배님, 동기님, 후배님 및 지..

귀향일기 2020.06.22

홍성소식 279 – 향기

‘말’을 들음은 ‘말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말을 함으로써 생각을 걸러냅니다, 말을 많이 하는 것도 문제지만, 말을 덜 하면, 서로 이해하는 폭도 좁아집니다. 귀농생활의 장점 중 하나는 ‘가족’과의 대화가 많다는 것 입니다. 가족간 이해와 사랑이 깊어집니다. 반면, 단점 중의 하나는 시간과 생각을 함께 할 ‘대화’의 상대가 적다는 것 입니다. 이 또한, 수시로 벗을 찾지 못하는 게으른 농부의 변명입니다. ‘대화’의 부족함을 메우고자 ‘책’을 읽고, ‘YouTube’의 각종 (인문학) 강연을 시청합니다.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과의 간격을 좁히고,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는 몸부림입니다. 그러나, ‘주경(晝耕)’은 실천해도, ‘야독(夜讀)’’은 의욕만 앞서고, ‘잠’을 이기지 못합니다. 읽음이 부족하니, 자기..

귀향일기 2020.06.04

홍성소식 277 – 인양양초장은 새 판을 짜는 예술의 터전입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체제하에서, ‘돈’이 주는 힘은 욕망의 대상입니다. 재화(財貨)가 충분한 만석꾼은 만가지 걱정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합니다만, 저와 같은 중인(衆人)은 만석꾼은 못되어도 천석꾼은 되겠다는 헛된 욕심에 인생의 대부분을 소진합니다. 1980년대 이후 팽창하는 사회의 혜택을 입어, 우물 안에서도 살 수 있었는데, 우물 밖을 보고 싶었습니다. 빨리 목적지에 도달하고픈 마음에, 버스 대신 비행기를 타고자 했습니다. 결국 비행 프로그램에서 버그가 발생하여 탄 비행기가 추락하였습니다. 틀림 대신 다름을 추구하였지만, 노력도 부족하였고, 더 중요한 것은, 하늘이 감천(感天)하여야 할 몸에 밴 덕(德)이 부족하였기 때문입니다. 도시민에서 (현미흑)초 치는 농민이 되고서야 알게 된 깨우침입니다. 우리 삶은..

귀향일기 2020.05.10